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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산 레미콘 사고, 누구의 잘못인가?

    > 사고 직후 <



      글 쓸때마다 항상 마음이 착잡해져서 '사회 이슈' 란에는 웬만하면 글을 잘 안쓰는데 또 안타까운 사고가 하나 터져버렸네요. 처음엔 단순 차량 충돌로 인명피해가 발생한 줄 알았습니다. 기사를 접하고 영상을 보니 이건 사고라기 보단 거의 참사에 가깝더군요. 레미콘이 쉐보레 크루즈 차량을 그대로 덮쳐 차량 내 타고있던 40대 여성 3명이 그 자리에서 즉사했습니다. 사고 피해자들은 같은 성당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사이로 성지순례를 나섰다가 변을 당했다고 합니다.



    영상 짤리시는 분들은 여기를 클릭하세요.


      뉴스나 유튜브에서 영상을 아무리 뒤져도 레미콘이 차량을 덮치는 순간이 너무 끔찍해서 다 잘라냈더군요. 위 영상은 타 블로그에서 직접 가져온 사고 풀영상입니다. 영상을 한번 분석해보겠습니다. 누구의 잘못일까요?



    영상을 분석하면...


      레미콘이 빠른 속도로 튀어나옵니다. 하지만 신호등을 보니 분명 빨간불입니다. 레미콘이 나오자 왼쪽 교차로 정지선 대기중이던 차량과 오토바이도 전진합니다. 어떤 뉴스사이트의 댓글들을 보니 '오토바이 잘못이다.' '오토바이 때문에 레미콘이 전복됐다.' 고들 하시는데 명백히 틀렸죠. 영상을 다시 한번 보세요. 오토바이는 그냥 신호에 맞춰 출발한 것 뿐인데 레미콘이 빨간불임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교차로를 건너려다 사고가 난거죠. 명백한 레미콘 기사 잘못입니다.



    차라리 오토바이를 밀었으면?


      이것도 아니죠. 오토바이가 좌우 확인을 똑바로 안하고 바로 출발한 것도 잘못이지만 어쨌든 이 모든 참사의 잘못은 신호위반한 저 레미콘 기사한테 있으니깐요. "오토바이를 밀지 그럼 1명죽고 끝났을 텐데..." 3명보단 1명?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오토바이를 밀지라는 식의 발언은 분명 잘못된 말이죠. 






    무리한 핸들 조작도 문제


      레미콘, 덤퍼트럭, 화물차, 트레일러 등 대형차량들은 무게의 중심축이 위에 있습니다. 이런 차량들은 핸들 조작을 천천히 해야 합니다. 영상을 보면 오토바이를 피하고 좌회전 신호 대기중인 '피해 차량' 까지 피하려다 오히려 전복돼 차량을 덮치고 맙니다. 차라리 오토바이를 피하고 브레이크를 밟으면서 피해 차량의 앞범퍼와 충돌했다면 얘기는 달라졌을 것입니다. 뒷좌석 승객은 경중상에 그쳤을 것이고 운전자와 조수석 승객은 에어백이 터지면서 그나마 충격이 완화됐을 수도 있었지만 위에서 레미콘이 바로 덮치는 바람에 에어백이 없는 지붕은 그대로 피해자들을 덮친 것입니다. 대형면허를 소지한 사람이라면 핸들 조작을 저렇게 해선 안된다는 것을 분명 알고있었을텐데 갑자기 튀어나온 오토바이 때문에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반응한게 아닐까 싶네요.



    대형차 난폭운전, 규제해야만 한다.

      

      대형차 사고 소식이 자주 들리는데 왜 어떠한 규제도 없는걸까요?


      § 지난 8월 인천 남동구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고가 발생한 적 있습니다. 레미콘이 사거리에서 우회전하다 중앙선을 넘어 맞은편에서 달려오던 택시와 부딪혀 택시승객이 숨지고 택시기사 등 10명이 부상을 입었었죠. 2008년에는 이번 사고처럼 운전자 부주의로 레미콘이 전복돼 2명이 사망했고, 2004년에는 광주에서 브레이크가 고장난 레미콘이 카센타로 돌진해 3명이 사망했습니다. §  


      레미콘은 차량 자체가 대형에 속하며 뒤에 실려있는 시멘트 무게까지 합산하면 무게만 수십 톤에 달합니다. 따라서 작은 부주의로 인해 차량이 전복된다거나 충돌하게 되면 무조건 대형사고로 이어집니다. 대다수의 대형차량 운전자들이 안전운전을 하지만, 일부 난폭운전자들 때문에 이런 사고가 자꾸 발생해선 안되죠. 이게 뭡니까 도대체. 레미콘 운전자 부주의로 멀쩡히 성지순례 나서던 어느 한 가정의 주부일수도 누군가의 엄마일수도 있는 3명이 죽었습니다. 대형차는 소형차를 보호하며 운전해야하며 브레이크 점검 및 운전 주의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건 분명합니다. 대형차 속도제한 및 과적제한 등 여러가지 관련 법규 제정도 시급해보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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